양평 두물머리 애벌레생태학교

6월의 나무들은 싱그럽습니다. 푸르른 열매들이 주렁주렁 따사로운 햇살을 향해 어린아이 유희의 표정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하늘 높이 자라려는 나무들은 지난겨울 유난히도 추웠고, 겨우내 비바람이나 눈보라를 겪였기에 제대로 저렇게 자랄 수 있었을 겁니다. 오직 자라려는 행위에 모든 힘을 쏟았기에 제 앞에 당당히 서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무를 껴안으며 나무의 속삭이는 포근함을 느끼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성의 시간을 뒤로 하고 오랜만에 햇살에 눈부신 흔들리는 나뭇잎을 찬찬히 바라보며 행복했습니다.

  우리네 삶은 시대와의 대결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들을 드러내고 전개하며 드러내어 집니다. 시대적인 문제와 고통을 자신의 문제와 고통을 껴안으면서 그것들과 고투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유를 전개시키며 나아갑니다. 어느새 눈 깜짝 할 사이에 젊음의 시간은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과거의 일에 대해서 아무리 회환을 품어도 우리는 과거를 어찌 할 수 없습니다. 13년 전 양수리에 생태교육의 선구자처럼 날뛰었던 정열은 이제 오래된 시간과 공간의 기억으로 통일되어 신중함의 보편적인 사유는 심연의 깊은 층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도 시간에 의해 밀려오고 그리고 흘러감을 보며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가공해야 될지 물음을 갖기도 합니다.

매년 이맘 때 생태학교 곳곳에는 보리수 열매, 오디 열매, 매실, 고추, 토마토, 다양한 열매들은 생동하는 하나의 세계입니다. 며칠 후에 장마가 시작되면 보리수가 다 떨어져 못 먹기에 보리수 효소와 삼백초 효소를 담아 보았습니다. 40여 종류 효소 항아리가 150개가 넘음을 보며 흐믓함이 가슴으로 파고듭니다. 제대로 숙성해서 먹어주는 사람들의 기쁨을 생각합니다. 다 제 만족 인 것 같습니다.

유기농 설탕과 유기농 재료와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 때면 잠시 주춤하다 다시 담습니다. 올해는 청 매실, 황 매실 400kg을 담았습니다. 매실 효소는 가장 깊은 맛이 나는 것은 2년 이상을 항아리에 묵혀야 맛이 납니다. 제가 손이 큰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이 잘 맛있게 먹어줄 때나 조리사님께서 정성들여 해주실 때나 점심을 먹을 때도 기쁨입니다. 유치원에 손님이 오실 때도 나가서 먹지 않고 유치원에서 대접해드리면 보약을 먹었다고 좋아들 하십니다. 저는 매 순간 자연을 가공하고 싶은 욕망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교육도 제대로 가공 하고 싶습니다.

저의 가공을 돕는 분들을 소개합니다. 그분들은 아주 중요한 능력의 소유자이십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무언가를 아주 쉽게 자연스럽게 가공하여 저에게 지혜를 늘 주십니다.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도 잘 이해하십니다. 저에게 힘듬을 달래주시고, 기쁨의 삶이 뭔지를 아주 재미난 이야기로 엮어 내십니다. 이 이야기 안에는 실로 만사를 이해 함 이였습니다. 가끔은 작정하고 그분들과 하루 종일 함께 일을 할 때는 배꼽잡고 웃기도 합니다.

효소를 담거나 김장 김치, 된장, 간장을 담그는 날도 오셔서 해주십니다. 그 분들은 65세_80세를 넘기신 할머니들이십니다. 그분들의 감각과 그 분들의 지식을 매순간 저는 감사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분들은 노동을 신성한 것으로 전환시키는 마술사 이십니다.

노동은 그분들의 권리이며 만물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분들은 자신의 힘을 표출하여 자연을 가공하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해 내십니다. 할머니께서는 노동이 아니라 일상이고, 감각과 정신의 도구이며 장난감 같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유희처럼 몰두하십니다. 비참한 인생의 바닥이 아닌 아름다운 세계로 느끼게 하게 하십니다. 자연에 몸 담고 계신 분들은 답을 자연에서 경험과 사고의 여러 측면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일에서 서로 상보적 역할을 해주시며 사람과 자연에서 찾아내십니다.

일을 하실 때도 말로 언어의 다양성을 펼치고, 세계에 고향을 상실하지 않고 지키는 진리(목자)이셨습니다. 자연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하며 필요한 만큼은 내 것으로 삼게 합니다.

어느 날 할머니들이 감자밭을 보시며 “살자 살자 나가자 나가자” 하시길래 "할머니 그게 무슨 노래예요“” 감자 밭에 검정 비니루을 깔아야 되는데 흰 비니루를 깔으니까 흰비니루는 햇볕이 비추니까 풀들이“ 날 샜다. 얼른 일어나라 날 샜다 얼른 일어나라고  하잖여요 봐요 감자밭인지 풀밭인지 모르잖아요. 저러면 감자도 들지 않아요.”하신다.
“그럼 검정 비니루는 요?”하자 검정 비니루를 깔면 “잠자라 잠자라 고개 숙여 잠자라고 하지”하신다. 컴컴하니 풀이 못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할머니들은 현실적으로 노동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총체적으로 소통을 이루어나가십니다.

모든 세간사를 자연에서 찾으면서 인간다운 행위를 중시합니다. 할머니들은 빠른 손을 움직이면서도 고통과 아픔을 노래를 부르시며 긴 시간을 이겨내셨던 것입니다. 할머니들께서는 손의 정교함으로 자식들을 먹이고, 공부시키고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협동하셨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과 자연의 사실을 기초로 과학적인 기초 바탕이 조합되어지는 이야기들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즉흥적 음률로 엮어내십니다.

노래를 만들어 내시면서 하루 종일 이야기들이 중단 되지 않습니다. 할머니들께서는 일을 하시면서 자신에 맞는 목적에 맞게 재미나게 변형하시는 능력자 이십니다. 자연의 구체적이고 수준 높은 인식체계에서 나온 것 이였습니다. 저는 그러한 어르신들을 모심의 마음으로 다가서려 노력하였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실천적인 일들을 감각적 사랑의 표현은 삶과 노동은 삶과 분리 될 수 없었습니다. 그 분들의 보편적인 삶의 양식이기도 합니다. 일을 하실 때는 서로에게 배려적으로 마음 쓰고 있는 상호 공존재라는 사실을 기초로 철두철미하게 지켜나가십니다. 거미는 본능적으로 직포 공들처럼 하는 일과 비슷하고, 꿀벌 집은 인간의 건축가들을 부끄럽게 잘 만든 것이 본능적으로 잘 짓듯이 할머니들께서도 일은 죽을 때 까지 손에서 뗄 수 없는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지혜가 나오십니다. 그렇게 여러 행태로 끊임없이 획득하시면서 건강한 삶의 기쁨을 매 순간 확인 하십니다.

할머니들께서는 자연의 소재를 자기 자신의 생활에 적합하고 그리고 자연을 가공하고 변형시켜 삶의 지혜를 드러냅니다.

노동은 인간과자연의 상호 작용을 매개하는 활동이면서 동시에 자아실현의 계기가 됩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매 순간 삶의 현장에서의 활동은 내 것으로(이해함)으로 만들게 합니다. 그리고 또 다름의 가공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고 변형하도록 자신을 성장 시켜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이 나무처럼 오직 자라려는 마음이 들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됩니다.

주말이면 시대성을 뒤로 하고 인생의 덤인 할아버지 할머님들과의 사랑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심의 환경을 통해 아이들은 넒은 긍정의 공간성으로 삶의 모순과 모순의 충돌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과 힘들을 키우게 됩니다. 이 중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해되어지는 폭이 흐를 때 아이들에게 현명함을 주게 될 것입니다. 늙으셨지만 살아있는 부모가 계신다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는 행운입니다.

이 현명함은 자신과 타인을 동일한 인격으로 인정 할 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존심이라는 손상에서도 기분 좋은 방법으로 자신과 타인을 보호 할 줄 알게 됩니다. 젊은 세대의 부모들은 이러한 부분들을 쉽게 보고 기회를 허공에 흘러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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