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5시 눈뜨자마자 창문가에 위치한 책상에 앉아 아직 컴컴한 바깥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책을 들여다봅니다. 그러다가 눈이 침침해 오면 다시 돋보기 위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봅니다. 그럴 때 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끼며 작지도 넓지도 않은 소박한 공간성에 흡족해 합니다. 저희 집은 커텐을 일부러 내리지 않습니다. 거실에 비춰지는 태양이 좋아서 일 년 내 내 한 번도 내리지 않습니다.

월요일 초등선생님 50여분에게 생태 교육이 이 시대에 왜 중요한가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해드렸더니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지난주 저에게 조그마한 시를 지어 손에 쥐어주며 저보고 빛나는 태양과 같다는 며칠 전 어느 지인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태양은 하나이고 모든 사람을 비춰줘야 하는데 타인에게 밝음을 주기 위해 자신은 외롭게 딛고 넘어서야 하는 고통이 수반되어야 하는 난 그런 사람인가 해 봅니다. 공자는 자연을 본받아서 살아가야 仁으로 살아가야 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삶과 교육은 인간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인仁은 사랑이며 사랑의 느낌으로 사소한 것 까지 끌어내어 가슴의 공간성을 엽니다.

  어느새 아름다운 단풍들이 떨어져 바닥에 뒹구는 낙엽들을 보니 아름다움에 가슴이 시려집니다. 유치원을 같이 경영하다보니가을은 너무 할 일이 많아 가을여행은 기억이 없습니다. 가을을 맞이하며 겨울을 준비하고 14년도를 준비해 가는 시점에 또 얽혀있는 순서들을 풀어 제 자리에 넣어보며 교육의 에센스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봅니다.

미래를 가능케 하는 조건들을 생각해 봅니다.

한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은 현재 이고, 거머쥘 수 없는 것들은 미래입니다. 우린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와 관련되어야 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미래 사이에는 하나의 우리가 명확히 알 수 없는 심연이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심연을 메울 능력이 없다면 미래와 현재가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입니다.

그럼 현재와 미래를 연결 지울 수 있는 가능성을 수없이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고 머리로는 알고 가슴으로는 잘되어지지 않은 관계성인 만남이자 신비 입니다. 여러 색깔의 기쁨과 고통이 스며드는 것을 볼 때 사람은 다원성의 존재입니다. 신비로운 연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신비 인 것 같습니다.

우린 아이들처럼 놀이하며 끊임없이 인식을 통해 서로 뺏어가며 싸우고, 울고, 웃곤 합니다.

 그가운데 자기성을 견고하게 만들어내고 내 안에 나와 다른 것들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열어가는 것을 작업해 나가는 것을 볼 때는 저는 나서지 않고 멀리서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아이들 놀이를 바라보는 것처럼요. 아이들이 놀이할때 누군가 개입하는 순간 아이들은 그 상황을 잊어버리고 또 다른 방향성으로 이동하기에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저 아이들의 문제해결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봅니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으면 그 나름대로 잘 정리를 하는 부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성인들의 삶도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식하느냐입니다.

아이들은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해 나름의 거리를 두며 때론 가깝게 어느 상황에서는

스스로가 물러날 줄 아는 지혜를 본능적으로 드러냄을 봅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무수히 많

은 부분들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지적인 작업을 하며 전체성을 초월할 때 현존하게 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초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음을 힘 있게 용감하게 강조하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통해 오늘도 이렇게 배워 갑니다.

아이들은 일상적 욕구들을 표현하며 끊임없이 위협하는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표현해 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볼 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사랑은 비 침해적 이여야 합니다. 비 침해적일 때 아이들은 놀이하는 과정 안에서 친구들의 거울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보며 현재를 향유하게 됩니다.

시작은 관계입니다. 사람과 곤충, 사람과 개, 사람과 식물이나 사람과 사람이 마주한 상황은 진정한 시간의 실현입니다. 저의 많은 시간의 표상은 그랬습니다. 이러한 마주침은 저의 미래를 가능케 하였고, 현재에 집중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숨 쉬기 위해서 우리는 숨을 쉬고, 먹고 마시기 위해서 먹고 마십니다. 정착위해 삶의 터전의 중요성을 알기에 주거를 마련합니다. 호기심을 만족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산책하기 위해서 산책을 하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삶은 아니지만 이 모든 것들이 곧 삶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소꿉놀이할 때 대화를 들어보면 삶의 경험적으로 축적 되어진 부분들을 밖으로 드러냅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이미 자기 안이 형성되어 있어야하기 때문에 아이들 속에서도 많은 다름의 차이를 드러냅니다. 서로 다름을 인식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고름의 층으로 메워갑니다. 내면의 층인 고름이 없으면 자기 복귀가 어려워져 자기성의 확립이 안 되면 친구들과의 향유와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순간 충동적인 행동을 드러냅니다.

 자연은  친구를 살리고 인격적, 사회적, 윤리적 관계들을 자신에게 위치시키게 됩니다.자연의 생명성, 친구들과의 만남은 나와 대칭적 관계이며 나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친구들이 아니라 내 아이가 전혀 예기치 못하고 전혀 내 아이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 없는 것이 친구이듯이 우리들의 삶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사과를 바라볼 때 일상적인 관심은 이론적인 것에 있지 않습니다. 사과를 본 순간 그것이 먹음직 한 가 않은가, 그것을 살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밥은 먹기 위한 것이지 연구 대상이 아닙니다. 이는 이론과 지식이 앞서 즐김과 누림이 삶이고 내용을 즐기는 것이 사랑이며 자기애입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체험 공간입니다. 세계는 사물들의 총체이기보다는 삶의 요소입니다. 물고기가 물을 삶의 요소로 체험하듯 아이들의 세계는 친구, 선생님, 그 외의 모든 것들이 요소적이며 터전입니다.

향유나 요소적인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환경입니다. 우린 이러한 요소 속에서 살뿐 아니라 푹 잠겨 먹고 마시며 살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고향에 있듯이 즐기고 향유하는 것입니다. 향유는 어떤 다른 것을 즐기고 누리는 것이라 본다면 항상 다른 무엇에 의존적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기 위해서 공기에 의존해야 하고, 갈증을 씻기 위해 물에 의존해야 하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생활이나 어른들의 삶이나 늘 자기가 아닌 다른 것에 의존해 있습니다. 반면 즐기고 누리는 행위 자체는 무엇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 행위입니다. 자신에 대한 탐험은 마치 배고픈 사람이 자신의 배고픔만을 생각하듯 각자 자신을 위해 누리는 행복입니다.

삶의 터전의 활동은 자신 안으로 물러남이고 이 물러남은 두려움을 없애고 긴장을 풀며 또 다른 것으로 탐험을 반복하며 자신 안으로의 귀환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균형 있는 자아의 자기성을 형성하게 합니다.

 사람과의 소통이나 자연의 소통은 자아의 응축이고 자신에게로의 복귀이며 향유를 통해 자아는 삶과 활동의 중심이 됩니다. 관계성을 통해 원래의 낯선 얼굴을 벗고 알아가고자 사랑하고자 하는 대상으로 바뀝니다.

우리가 어떤 관점에 제한을 받게 될수록 우리들은 쉽게 슬퍼지게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게 이것만이라고 생각한다면우린 쉽게 싫증을 낼 수 있습니다.

부모는 빨간 토양과 같습니다. 빨간 토양을 보면 아주 많은 양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아주 행복한 삶의 열정과 기쁨과 다양한 정보가 있습니다. 충분한 토양위에서 아이들은 춤을 출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부모만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은 뭔가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관점을 바라볼 때 하나의 관점만 바라보면 다른 관점을 바라 볼 수가 없게 됩니다.

 자연을 내 아이가 바라보는 창문이라면 경험되어진 부분들은 여러 통로인 창문이 입니다. 내 아이가 하나의 창문을 다가가서 하나의 창문이나 각각의 창문에만 다가 갈수록 여러 개 측면의 창문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적어집니다. 경험의 측면이 얇을수록 사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에 가서야만 알 수 있기에 멀리 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번 반복하고 이해되어져야 또 다른 관심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됩니다.

삶은 우리 모두에게 그 무엇들이 되게 하는 좋은 이유가 되어 줍니다. 긍정적으로 보면서 주어진 부분들을 밖으로 잘 내 보낼때 선물의 혜택을 알게 됩니다. 우리 눈하고 감각들이 잊어버리고 거기에 사로잡혀 들어가 버리지 않도록 사물을 주의 깊게 살아가지 않으면 뭔가 뒤쪽에서 살게 되며 가장자리에 살게 됩니다. 동시에 여러 관점으로 현존하게 되면 삶이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됩니다. 어릴적 생태적 다양한 경험은 내 아이를 다양성의 경험을 딛고 나만의 새로운 관점을 재 구성하게 됩니다.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가  행복한 줄을 잡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 귀를 기울이고 명확하게 잘 알고, 잘 알아가기 위해 파고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 집중은  붉은 토양 속의 양분처럼 자신을 드러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201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