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두물머리 애벌레생태학교

봄 햇살이 아직 남아있는 겨울의 냉기를 몰아내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나비들이 모처럼 신나하며 들판을 훨훨 날아다니며 새싹들에게 “상큼한 봄이 왔소‘라고 말하기 바쁩니다.  3~4월의 신부를 맞이하는 신랑처럼 푸른 옷을 입고 나타난 대지 위를 힘차게 날아다니는 산 호랑나비 한 마리가 갓 우화된 봄의 생기를 가득 품는다. 이 호랑나비의 커다란 날개가 햇살을 받아 눈부신 황금색을 드러내며 봄의 사람들을 자연으로 부른다.

자연과 멀어져 가는 딸아이와 함께 모처럼 집 주변 황금 산에 올랐다. 매일 언제나 같은 시각을 알리는 시계처럼 새벽에 일어나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유치원 교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매일 밤늦게 들어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딸이다. 저녁은 라면이나 먹으며 일하느라 가족과의 대화의 시간을 낼 수 없는 딸아이다. 이런 생활을 해서인지 휴일이 되면 하루 종일 잠자느라 자연의 전체적 흐름의 변화와 자연의 감각의 요소들을 변화를 받아들이는 기회가 딸아이에게는 없다. 매일 지쳐가는 딸이 안타까워 시간을 내달라고 말도 못 건네는데 이날은 쉽게 따라나섰다. 봄 햇살을 받은 호랑나비가 불러서인가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생태학교 방송 촬영은 중요한 일인데 산이 불러서인지 다른 직원에게 쉽게 맡길 수 있었다. 경제 활동과 같은 사육 중심의 시간에 놓여 진 딸아이 시간의 표상에  흩어져 버려진 줄 알았던 어릴 적 느꼈던 오래된 사고의 감촉이  무의식 속에서 확실하게 느껴지는지 식물의 색을 말하며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엄마 난 냉이 꽃이 좋아, 저 돌 나물 좀 봐요. 햇볕을 좋아 하나봐 요. 한결같이 양지에 자라나 나물이 튼실하네요. 전 물 김치가 좋은데 요” “그럼 오늘 쑥이랑 돌나물 좀 한 끼 먹을 만큼만 가져가서 점심을 먹어보자” 로 시작되어 진달래 꽃잎 앞에 서서 향기를 맡으며“이거 먹어봐도 되요“ 하며 빙그레 웃는 딸의 미소가 그저 반갑기만 하다.

자연은 ‘인간에게 정신과 신체는 항상 조화로 일치하도록 신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에 대해 이야기 하며 걸어 올라갔다.  진달래의 색채와 향기의 옅어짐을 볼 때 자연에 되돌아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진달래꽃도 우리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다. 주변에 발견되는 식물, 풍경의 풍부한 색채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린 시절의 마음의 내부와 하나로 연결되는지 기억들을 꺼내며 따스한 햇살이 싫지 않은지 햇살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딸아이의 발걸음이 무척 가벼워 보였다.

직장생활에서 일어났던 구체적인 내용들을 침묵하고 가끔씩 부정했던 기억들이 다시 어느새 긍정의 언어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름의 노력을 거듭하였던 시간들의 흔적들을 애써 심층 깊이 감추면서 그 안에서 보람된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 반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하나하나 드러내면서 말이다.

나름 교사로서 즐기는 아이에게 사회의 선배로서 힘들게 하는 부모들의 흉도 맞장구쳐주고 공감하며 격려해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놀게 놔두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며 도토리에서 싹 갓 올라온 식물이 신기한지 요리저리 만져보았다.  “엄마 저 큰 나무와 닮았네요. 잎 구조가 같아요.” “그래 상수리나무야” 하며 솔방울을 주우며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며 몇 개 주워 담는 딸은 도덕적 감수성과 교사로서의 잠재력을 엄마에게 드러내고 있었다.

  얼마 전 집에 도착하자 가방 집어 던지며 통곡한 적이 있었다. 그 후 여러번을 그렇게 통곡했다. 그때마다 딸아이의 스토리는 교사 구해지면 그만 둘 거야, 엄마들도 까다롭고 아이들을 달래고 업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정말 스트레스 받고, 그리고 밤늦게 까지 하는데 완전 중노동인데 월급도 작아서 교사 못해먹겠다고 했다. 그랬던 딸의 표정은 일상의 힘든 가치를 넘어 어느새 교육의 가치로 변했다. 어느새 많이 성숙한 교사로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동안 경험을 통해 자기가 시도한 방법의 무익함과 다른 방법의 유익함을 직접적인 체험의 거침을 통해 필터화하며 가고 있었다. 봄의 여신이 딸아이에게 진정으로 아이들을 만나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상세계에 온 것 같았다. 자연 안에서 딸은 자연스럽게 그동안 감정 깊이 파묻혀 있었던 쌓아 왔던 감정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었다. 이렇게 자연이란 앞으로의 일상들을 더 많은 나날들을 만들어 내게 하며 되살아나는 식물이었다.

정상에 올라가자 커다란 관목들이 갖가지 색을 아름다운 꽃을 수놓고 있었다. 커다란 관목아래 진달래 꽃들이 무리를 피어나 새로운 연두 빛 새순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아래는 철쭉들이 꽃망울이 꽃을 피우기 위해 하나 둘 송이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다시 아래로 찔레꽃들이 꽃을 피우고, 그 옆 작은 제비꽃들이 보라색, 흰색 꽃, 들꽃, 냉이 꽃들이 다름의 자태를 드러내며 당당하게 태양을 향하고 있었다.

각각의 요소 하나하나는 제멋대로 움직이고, 변화하며 제 각기 흩어져버리지 않고 서로 잘 섞여 있으면서 하나하나가 결코 개성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에 녹아들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는 자연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딸아이가 정상에 오르면서 “엄마 정말 아름답네요.  하면서” 하나하나의 개체들을 관찰하는 모습을 보니 4살 때 하늘의 별을 논하고, 유아기 때 엄마가 좋아한다고 네잎클로버를100개를 찾아 컵에 물을 담아 엄마의 손에 쥐어줬던 때가 떠올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 파브르 전집을 10번 이상 반복해 읽었던 딸아이순간 천재성을 드러낼 때마다 부모의 마음에 기쁨을 주었던 감수성이 뛰어난 아이였는데 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먹고 살아가기 위해라는 이름으로 휴일까지도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할 때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욕망을 위해, 나의 오만을 위해 그랬던 것이다. 이 일이 이 시간까지 나를 괴롭게 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내 아이들을 다시 유아기로 돌아가 접근하기 시작했고, 휴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나는 자녀 교육을 융합으로  때에 맞는 교육을 제대로 행하지 못함에 한이 되어 이렇게 젊은 부모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지 모른 다. “제발 알아차리라, 정신 차리라고”. 그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고, ‘아차’ 하는 순간에 휙 지나버려 정신차려보면 아이는 어느 날 커버린 모습과 미분화 된 판단의식만 눈에 들어오는 순간 총체적인 현실 분석을 하고자 하지만 이미 굳어져 버려 어떻게 할 수 없다. 삶의 창조는 기본적인 때에 맞는 시간의 표상이 겹겹이 쌓여 평면을 이룰 때에 그 힘을 드러내어 조화로운 현실을 만들어낸다.

지나가 버린 시간. 때는 다시 잡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시간을 참고 인내하며 기다리고 더 많은 노력과 경제적 비용을 지출해야 된다, 부모가 세상의 이치에 융합과 통합하지 않으면 힘들 때 그 줄을 쉽게 놓을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때에 맞는 자식 농사는 그만큼 힘들다.

우리의 삶은 여러 모양으로 관계를 맺는 식으로 서로 융합하게 되어 있다. 우린 전체의 요소로부터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전체를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가야만 되는 것이다. 작은 제비꽃 한 송이도 표면적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인간이 만든  매우 정교한 시계도 상호 관계가 없는데도 언제나 같은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연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태교에서부터 어머니의 품을 많이 느끼게 해줘야 한다.  모든 것의 일체와 상태에서 형성된 인식이나 감정의 구조가 인격의 핵과 같은 강인한 토대가 아이의 내부에 만들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이의 환경은 현실의 상황에서 애매모호함을 제거 할 수 있는 노력을 거듭할 수 있는 힘들이 모여 더 큰 덩어리를 만들어 간다. 우리의 마음 안에는 현실과는 다른 구조를 한 가상의 영역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의 습득이나 사회화는 어린 시절 일찍부터 극복해야 되는 부분인 것이다.

유아기부터는 서서히 그동안의 어머니와 일체 상태였던 부분을 늦어도 초등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머니와 일체 상태에서 분리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라는 것을 형성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힘들다. 부모와의 일체상태에서 분리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도 육체는 성숙한데 정신은 유아인 상태로 머물게 되어 버리게 되어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된다. 또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망가져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유아기는 어머니와 아이의 일체 관계를 분리시키는 것을 시작해야 되는 때인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질서임을 느끼면서 분리해야 한다. 자연을 대상으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또래집단의 친구들을 통해 아이는 능력을 발휘하여 언어를 습득할 의무가 부여 받으며 분리해 나간다. 이때 부모의 마음이 신약해서는 어느 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는 모든 차원이 구별이나 차이를 인식하게 된다. 아이가 뚜렷한 윤곽을 갖춘 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어머니는 그 일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인생을 잘 살아가는 사람의 특성을 관찰하고 생각해보자. 남의 아이 잘남을 보고 남의 집 잘나가는 것을 보고 속상해 하지 말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하해 줄 수 있고 가슴의 공간을 키워야 한다. 현재 주어진 가족관계에 감사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되며 감사하게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차근차근 지금부터 해도 늦지 않았다.  그들의 특성을 잘 살펴보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성실과 인내  실천적 행위를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가정의 환경이 조화롭고 어머니와 같은 수용기의 넓은 들판의 균형이 반드시 있다.

내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그 안에 부부의 어려운 상황의 환경에 노출되어있는 것이다. 그 환경 속에 있었던 아이는 내부에 전이되어 자연스러운 소통이 어려워 타인이 원하지 않는 방향을 드러낸다. 상대방을 어떻게 해줘야 좋아하는지 감정의 유연성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유치원만 다닌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라 부모의 뼈를 깍아 다듬어가는  노력의 진화가 있어야 한다.

행복이나 부도 가슴의 공간이 깊고 넓을 때 유동적인 지성이 잘 흘러갈 때 들어오고 지킬 수 있다. 전체성을 가지고 돈의 흐름을 쓰여 지게 하므로 행복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 갈 수가 있다.  잘 나가는 사람의 특성은 서로 다른 영역을 자유로이 횡단할 수 있는 유동적인 마음이 있는 것이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바깥 현실과 자연스럽게 상호 이행 할 수 있는 대응 능력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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