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5령이되면 몸이 너무커서 새똥처럼위장해도 새가 속지 않으니 이번에는 나뭇잎색으로 위장한다.
호랑나비:
탱자나무, 산초나무, 황벽나무, 귤나무 잎 뒷면에 서너개의 알을 낳는다. 날개는 검정색에 노랑무늬가 있는데 뒷날개 외연을 따라 남청색과 붉은 점무늬가 있다.
호랑나비과에 속하는 나비들은 운향과 식물에 알을 낳는데 운향과 식물이란, 산초나무, 귤나무, 황벽나무 등 냄새가 몹시 심하게 나는 나무랍니다. 이 식물들의 냄새는 보통 곤충세계에서는 독에 속하게 됩니다. 즉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애벌레 때 독을 먹고 자라지요. 쥐방울 넝쿨 같은 것은 매우 심한 독성식물이랍니다.
특히 이들은 산초나무를 선호하는데, 아마 산초나무의 가시가 새들이나 다른 곤충들로부터 애벌레를 보호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곤충들은 뼈가 없습니다. 대신 키틴질의 튼튼한 피부로서 몸의 형태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몸이 더 자랄려면 굶어서 몸을 줄인 다음에 껍질을 벗어내고 좀더 큰 새로운 껍질을 입어야 합니다. 애벌레시기에 이렇게 한번 껍질을 벗을 때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었다고 하며 1령이라고 부릅니다. 호랑나비종류는 4령까지는 검정색에 회색의 무늬가 있습니다. 마치 새의 똥과 비슷하게 생겨서 새나 다른 곤충을 속이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5령이 되면 너무 몸집이 커져서 새똥이 그렇게 큰 것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녹색으로 변하여 자신의 몸을 감춥니다.
애벌레의 머리를 살짝 건드려보십시오. 노란색의 뿔이 두개가 튀어나옵니다. 이는 취각샘이라거 부르는데 스컹크가 방귀를 뀌어서 적을 쫒아 내듯이 냄새를 풍깁니다. 그런데 제가 맡으면 기분 좋은 향기가 더 나는 것 같아요.
가끔가다가 번데기의 몸에 구멍이 뚫린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그 번데기속에서 기생벌이 어른이 되어 기어나왔다는 것이 됩니다. 호랑나비에 기생하는 기생벌은 단 하나의 알을 애벌레의 몸속에 낳는데 몸속에서 깬 벌의 애벌레가 나비의 몸을 다 뜯어먹고 사는데 나비애벌레가 죽으면 안되니까 중요한 기관은 절대 건드리지않고 살만 골라서 뜯어먹고 산다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번데기에서 나오기 전에 심장을 갉아먹고 나온답니다.
암튼, 나비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곤충이랍니다. 나비를 먹이로 하지 않는 육식곤충이나, 새들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나비가 많아지면 자연히 다른 곤충이나 새들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랍니다. 나가실 때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가는거 있지 마시고 꼭 문잘 닫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