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자기만의 ‘性(성)-꼴’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한 생명이 '질서'를 만나 결합되어 터져 나와 새로운 생기의 봄을 만듭니다. 우리의 아이들 안에도 '性-꼴'이 고이 접혀있습니다. 그것을 터져나오도록 교육으로 건드려줄 때 아이들은 그 시간의 주인이 됩니다. 좋은 교육이란 온전히 아이 몸 전체를 관통하는 온몸적 경험이 녹아들게 하는 것입니다. 자연의 틀에서 본다면 모든 만물이 그러라고 시킨 적 없는데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기고 서고, 걷고, 뛰어나오는 것을 시킨 적 없는데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들을 끌고 가는 게 시간입니다. 생태란 각각 사는 '꼬라지'를 설명하는 것처럼 유아기 시기는 타고난 '性'을 표현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생명과 비생명과 결합, 끝없이 시작하고 관계하는 것은 불완전함을 벗어나기 위해 꼬라지 안에는 ‘그 꼴’답게 삶에 열망과 분투를 하게 됩니다.  

   목련이 내년에 피울 꽃망울을 올 6월에 꽃 봉우리를 만들어 온갖 비바람. 냉기,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견딤의 시간을 지나야 그 이듬해 아름다운 꽃을 피워냅니다. 꽃은 구성의 원리가 빛이고, 동시에 그림자입니다. 열매 또한 빛이고 그림자입니다. 동시에 다음으로 넘어가는 그림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발아합니다. 씨앗의 발아는 빛이고 그림자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빛과 그림자인데 그림자가 없길 바랩니다. 삶은 그림자가 없길 바래면 삶이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돈은 빛인데 돈이 많으면 그림자입니다. 사랑은 빛이자 그림자입니다. 내 사랑이 아픔이 없길 바래서 그림자입니다.

   어떠한 조건과 만나 정확한 법칙에 의한 태어난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우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그 무엇을 주기 위해 늘 탐구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자기가 옳고 자식에게 원하는 ‘이념-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이 누구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합니다. 크게 두가지 관점으로 보면, 하나는 뭔가 장치해서 뭔가를 담아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용액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 용액을 넣어서 머리에 집어 넣어주면 아이들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다른 한 쪽은 씨앗에 관점을 두고 씨앗을 건드려주는 교육하면 아이들이 할 수 있다고 보는 부모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는 이유는 세상의 기준 때문 인 것 같습니다.

   삶은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삶을 살아가야 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이러한 질서 속에 좋은 인생을 위해 더 많은 물질과 교환하기도 하고, 가끔은 영혼을 팔며 '때'에 따라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지는 시간을 확인 합니다. 그리고 원하지 않은 삶이 내 시간에 있다는 것을 알아버리게 됩니다. 삶에는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회임하고 있습니다. 한 면에 빛이 있으며 뒷면에 반듯이 그림자가 떠받치고 있습니다. 그림자를 통과해야 빛을 볼 수가 있습니다. 부모는 공감과 질문을 통해 '나'를 지우고 ‘내 아이’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호기심과 열망을 꺽지 않게  됩니다, 그래야  우리의 아이들이 진정한 학습의 본질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모든 생명들이 간절하게 무한 반복하지 않는 봄과 호흡해봐야 여름이 가는 것을 아깝다하고, 가을이 아깝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시간과 공간이 온전히 하나 되어 문제를 만나봐야, 문제를 마주봐야 불확실시대인 30년 뒤에 창의력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철새들이 더 고운 소리를 내는 이유는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은 불완전성을 넘어보려고 분투합니다. 우린 늘 결핍 속에서 살아갑니다. 삶은 던져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도 생존의 차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체험은 여러문제를 피하지 않고 대면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한 경험들은  절박함을 잘 벗어나기 위해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파장을 길게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유아기’은  빛과 그림자를 반드시 통과해야 되는 시간인 것 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 시간은 내 아이를 뚫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나무와 같습니다. 유아기 시간을 보고 앞으로의 모든 부분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부모는 한두개의 지식을 주는 것 이상으로 철학과 방향을 갈급해야 됩니다. 부모의 계획안에 아이들을 억지로 집어넣고, 몇 시간을 지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철학과 방향 위에 아이들을 올려놓을 때 내 아이가 ‘그 시간의 주인이 됨’을 잊지 않으셔야 됩니다.

16.5.16 두물머리생태체험학습장 대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