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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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간교한 궁리를 하면서 사냥개처럼 사슴을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목동들에게 피가 묻은 사슴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사슴이 들어간 숲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었습니다. 급히 도망쳐 와서 몸을 식히고 있는 사슴을 보고 여우는 뻔뻔스럽게도 말을 붙였습니다. 사슴은 노여움으로 머리카락이 쭈뼛해졌지요.
네놈에게 다시 걸리지 않겠다. 내게 가까이 오기만 하면 살려 두지 않겠다. 가서 너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속여 먹어라. 딴 사람을 찾아내어 왕으로 삼고 분통을 터뜨리렴.하고 사슴은 말했습니다.
그리도 친구인 우리를 의심한단 말이오? 사자님이 귀하의 귀를 잡은 것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 충고와 교시를 내리시려 한 것입니다. 왕으로서의 큰 책임에 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병든 환자의 손에 긁히는 것조차 견디지를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사자님은 지금 당신보다 더 화가 나셔서 이리를 왕으로 삼으시길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에겐 고약한 왕이 될 것입니다. 자, 저와 함께 가시고 두려워 마십시오. 양처럼 유순하십시오. 모든 나무 잎새와 샘을 두고 맹세하지만 사자는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이외엔 누구도 상전으로 모시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속임수로 여우는 재수 없는 사슴을 다시 함께 가도록 하였습니다. 동굴로 들어서자마자 사자는 사슴을 먹어 치웠고 뼈와 골수와 내장도 모조리 삼켰습니다. 여우는 서서 구경을 했지요. 시체에서 염통이 떨어져 나오자 그는 몰래 나꿔채어 자기 수고에 대한 보수라고 먹어 치웠습니다. 사자는 그것을 놓치고 두루 찾았습니다. 염통 찾기를 그치는 게 좋아요.하고 여우는 안전한 거리에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염통이 없으니까요. 두 번이나 사자 굴과 사자 손아귀로 찾아드는 녀석에게서 무슨 염통을 기대한단 말입니까?
<이솝 우화> |
생각해요1. 사슴의 인간 유형에 대해 말해보라.
사슴은 여우의 말만 듣고 자신이 왕이 될 수 있다고 여기다 사자의 먹이가 되었다. 이는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허황된 꿈을 쫒거나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부리다 낭패를 당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다. 사슴이 그러했듯 자신의 눈앞에 무척이나 바라던 것이 손에 잡히려 할때 인간은 실현의 가능성, 옳고 그름 등을 생각하기보다 성급한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생각해요2. 사자의 인간 유형에 대해 말해보라.
사자는 왕인 자신을 위해 여우가 먹이를 구해올 때까지 동굴에서 편히 머물고 있다. 이는 자신의 실력과 노력이 아닌 권력으로써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권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권력형 인간은 좀더 많은 권력과 좀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고자 하는 자신의 욕망에만 치우쳐 있기에 타인의 수고는 당연할 뿐 고마움은 생각하지 못한다.
논술문제. 여우같은 사람을 구체적으로 말하여 보고 비판해 보라.
<함께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우같은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지문속의 여우의 행동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여우는 사슴과 사자사이에서 어떠했는지 그 특성을 파악한 후 이와 관련된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서 서술해가면 된다. 그리고 여우같은 사람들이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인간관계 측면, 사회적 측면 등 다양한 안목으로 바라보고 비판해보자.
<이렇게 했네요>
여우는 왕인 사자를 이용하여 사슴을 희생시키고, 자신은 맛있는 염통을 차지하였다. 이러한 예는 사람들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거짓을 들통나지 않기 위해 남에게 뒤집어 씌워 피해를 주거나 자기보다 잘나가는 사람을 눌러버리기 위해 남의 힘을 빌리는 사람이 있다. 혹은 타인의 허점을 노려 부당함을 만들어 공격하기에 힘쓰면서 자신은 바른 척 위선을 떠는 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이 겪어야 할 피해와 고통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간들은 사익을 위해 간교함으로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여 사람들에게 헛된 꿈과 욕심을 가져와 혼란을 유발한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차지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상실감과 분노를 경험하게 하기에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 그리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갈수록 사익과 공익의 균형 속에 유지되는 우리 사회가 더욱더 병들고 무너져 갈 것이다.
*작품해설
-<작가: 이솝> 그는 기원전 6세기에 소아시아(현재의 터키) 프리지아에 살았다. 그는 사모스의 이아드몬의 노예가 되었다가 나중에 자유인이 되었고, 전쟁 중에 죽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솝은 자신의 작품을 문자로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우화는 세월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이다. 아테네의 그리스인들은 특히 그의 이야기를 즐겼다. 기원전 5세기에, 그는 가장 유명한 우화 작가였다. 하지만 나중에 많은 이야기들이 바뀌었으며, 어떤 이야기들은 그가 죽고 난 오랜 뒤에 다른 작가들에 의해서 그의 이름으로 씌어졌다. 예를 들어 1세기 무렵 여러 가지 일화와 기행을 담은 『이솝 전기』가 발간되었으며 14세기에는 콘스탄티노플의 수도승이었던 프라누데스가 이것을 수정했다.
-<작품에 대해서>우화는 현실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덕적 교훈을 전달하거나 세상을 풍자할 목적으로 간결하고 명쾌하게 쓰여진 글이다. 우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위대한 가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데에 있다.
이솝의 시대에는 우화가 흔한 예술 형식이었다. 우화의 주인공은 주로 의인화된 동물들로, 이들의 고유한 동물적 속성은 각각 개별 인간들의 성격적 특성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이런 동물들은 사람들이 흔히 예상하는 방식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즉, 현실 사회에 존재하는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이나 불만을 인간이 아닌 동물들의 행동이나 성격을 통해 위장된 형식으로 굴절시키거나 풍자한다는 것은, 그런 모순이나 부조리 등에 대한 검열과 탄압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솝 우화의 공통점은 언제나 해피엔딩보다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따끔한 충고를 주는 것이다. 아마도 이솝은 이야기를 쓸 때 그 목적을 사람들에게 지혜와 교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한 듯하다. |
